받아쓰기 앱 창업 사례, 붐비는 시장에서 어르신 고객을 찾은 법
받아쓰기 앱 창업 사례로 음성 받아쓰기 앱 보이시(Voicy)가 어떻게 시작됐고, 큰 투자를 받은 경쟁사들 틈에서 어떤 손님을 골라 자리를 잡았는지 정리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퇴근 뒤에 만든 1인 앱이 첫 손님을 어디서 데려왔는지, 사용자 통화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매출·사용자 수는 창업자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사례 수치이며, 원화는 1달러 1,400원으로 환산한 값입니다. 창업·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보이시는 어떤 앱인가
보이시는 말하면 글로 바꿔 주는 받아쓰기 앱입니다. 컴퓨터든 휴대폰이든 글자를 넣는 칸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말로 글을 쓰게 해 줍니다.
만든 사람은 개발자 출신이 아닙니다. 이란 테헤란에서 자라 18살에 런던으로 유학해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노코드 도구(코드를 쓰지 않고 화면 조립으로 앱을 만드는 도구)로 만든 첫 앱이 월 정기 매출 5,000달러까지 갔다가 거기서 멈췄고, 그 경험으로 핀테크 회사의 제품기획자(PM)로 두세 해 일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책으로 코딩을 독학했지만 자기 제품을 만들 수준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코딩 초보"라고만 보기보다는, 앱으로 매출을 내 본 경험과 제품 기획 경력이 있는 사람의 사례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시작은 옆에서 답답해하던 한 사람
2년 전, 하루 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일하던 아버지가 런던에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는 독수리 타법이라 이메일 하나 쓰는 데 2~3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 무렵 창업자가 크게 아파 2주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고, 아버지는 그 옆에서 하루 종일 자판을 두드렸습니다.
창업자는 그때 챗GPT의 받아쓰기 기능을 쓰면서 말이 바로 글이 되는 데 놀랐다고 합니다. 보이시는 사업 아이템을 찾다가 나온 게 아니라, 옆에서 답답해하던 한 사람을 보다가 시작됐습니다.
받아쓰기 앱을 만든 순서
보이시는 창업자가 처음으로 끝까지 코드로 만든 제품입니다.
- 첫 버전(MVP, 핵심 기능만 넣은 최소 제품): 웹사이트의 모든 글자 칸에 마이크 버튼을 붙여 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
- 그다음: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를 쓰면서 개발 속도가 열 배쯤 빨라졌다고 합니다.
- 반년 뒤: 윈도우 앱, 이어서 맥·리눅스·아이폰·안드로이드까지 넓혔습니다.
한 달 고정비
앱을 굴리는 데 드는 고정비로 밝힌 항목은 네 가지입니다.
- 웹사이트 200달러
- 코딩 도구 두 개 260달러
- 이메일 190달러
- 서버 40달러
합치면 690달러, 약 100만 원입니다. 여기에는 음성을 글로 바꾸는 AI 사용료가 빠져 있어서 실제 비용은 사용자가 늘수록 더 커집니다.
첫 손님은 어디서 왔나
크롬 웹스토어와 친구 다섯 명
첫 손님은 크롬 웹스토어에서 왔습니다. 확장 프로그램을 올리고 친구 다섯 명에게 리뷰를 부탁했더니 광고 없이 사람이 들어왔고, 그렇게 첫 100명이 됐습니다. 마케팅을 거의 안 했는데 웹스토어 노출만으로 매일 설치가 생겼고, 사용자가 200명, 300명으로 늘었습니다. 초기 월 정기 매출은 1,600달러였습니다.
검색에 걸릴 글을 쌓았다
첫 앱을 마케팅에서 멈췄던 그는 이번에는 검색에 걸릴 글을 쌓았습니다.
- 블로그 글 200개
- 랜딩 페이지(한 가지 목적의 소개 페이지) 30개
- 언어 네다섯 개
블로그를 쌓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검색 결과에서 경쟁사보다 한 줄 위에 뜨면 사람들이 그걸 먼저 눌러 봅니다. 최근에는 어르신을 위한 AI 사용법 유튜브 시리즈도 시작했습니다.
핵심: 경쟁사가 보지 않던 손님
받아쓰기 앱 시장은 이미 큰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Wispr Flow입니다. 창업자는 정면으로 붙지 않고, PM이 가장 잘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용자와 직접 통화한 겁니다.
통화에서 보인 두 부류
통화해 보니 사용자는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 열에 일곱: 창업자 같은 직장인. 이미 타자가 빠르고 조금 더 빨라지고 싶은 사람들
- 열에 두셋: 몸이 불편하거나 컴퓨터가 낯선 어르신들
두 번째 부류는 제품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창업자의 판단은 이랬습니다. Wispr Flow 같은 회사들과는 경쟁할 수 없지만, 그 회사들은 어르신 시장을 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손님을 바꾸다
그래서 주력 손님을 바꿨습니다. 장애가 있다고 메일을 보내면 20%를 깎아 주는 할인도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꽉 찬 시장이었지만, 그 손님들에게는 15년 전 도구에 멈춰 있던 시장이었던 셈입니다.
지금의 숫자
창업자가 밝힌 현재 숫자입니다.
- 월 구독료: 8.49달러
- 평생 이용권: 260달러
- 월 정기 매출: 11,000달러(약 1,540만 원)
- 평생 이용권까지 합친 한 달 매출: 2,240만~2,800만 원
- 유료 구독: 1,400개
이 모든 걸 창업자는 아직 회사를 다니면서 하고 있습니다. 숫자는 본인이 밝힌 값이고, 평생 이용권 매출은 달마다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가져갈 세 가지
가까운 사람의 불편에서 시작한다
보이시는 시장 조사가 아니라 아버지의 독수리 타법에서 나왔습니다. 내가 직접 본 불편은 누가 쓸지, 무엇이 답답한지가 처음부터 분명합니다.
손님과 직접 이야기한다
열에 두셋, 경쟁사가 보지 않던 손님은 통계가 아니라 통화 속에서 보였습니다. 내 사용자 몇 명과 짧게 통화한다면 물어볼 질문은 이런 식이면 됩니다.
- 이 앱을 처음 어디서 알게 됐나요?
- 이 앱이 없을 때는 그 일을 어떻게 했나요?
-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이 앱이 내일 없어지면 무엇이 가장 불편할까요?
비타민 말고 진통제를 판다
같은 앱이라도 누구에게 파느냐에 따라 없어도 되는 물건(비타민)이 되기도 하고 꼭 필요한 물건(진통제)이 되기도 합니다. 타자가 빠른 직장인에게 받아쓰기는 있으면 좋은 도구지만, 자판이 힘든 사람에게는 매일 써야 하는 도구입니다.
오늘 해 볼 한 가지
- 가족이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답답해하는 일을 하나만 적습니다.
- 확인: "엄마는 사진을 카톡으로 보낼 때마다 전화를 한다"처럼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자주 겪는지가 한 줄에 들어 있다.
- 그 일을 겪는 사람에게 위의 질문 네 개를 직접 물어봅니다.
- 확인: 답에서 "이게 없으면 곤란하다"는 말이 나오는지 본다. 나오면 진통제 후보다.
자주 묻는 질문
코딩을 잘 몰라도 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나요?
이 사례처럼 AI 코딩 도구로 앱을 만드는 건 가능해졌지만 수익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 창업자도 노코드 앱으로 매출을 내 본 경험과 PM 경력이 있었고, 첫 손님을 모으는 데 웹스토어 노출과 블로그 200개 같은 꾸준한 작업이 들어갔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1인 앱은 어떻게 살아남나요?
경쟁사와 같은 손님을 놓고 싸우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사용자 통화로 경쟁사가 신경 쓰지 않던 어르신·장애인 사용자를 찾아 그들에게 맞췄습니다. 제품보다 손님을 먼저 고른 셈입니다.
1인 앱의 첫 사용자는 어디서 모으나요?
이 사례에서는 크롬 웹스토어가 첫 100명을 데려왔습니다. 친구 다섯 명의 리뷰로 노출을 시작했고, 이후 블로그 글 200개와 랜딩 페이지 30개로 검색 유입을 쌓았습니다. 앱스토어나 확장 프로그램 스토어처럼 사람들이 이미 찾아보는 곳에 먼저 올리는 게 출발점입니다.
월 고정비 100만 원이면 앱을 운영할 수 있나요?
이 사례의 고정비는 웹사이트, 코딩 도구, 이메일, 서버를 합쳐 690달러였습니다. 다만 음성 인식 같은 AI 사용료가 빠진 값이라 사용자가 늘수록 비용도 커집니다. 내 앱이라면 사용자 1명당 AI 비용을 먼저 계산해 보고 구독료를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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