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 치료, 지연성과 공격성 유형별 방법과 치료 뒤 생활
림프종 치료는 유형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단받자마자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한동안 지켜보기만 하는 유형도 있습니다. 림프종을 지연성과 공격성으로 나누는 이유, 유형별 치료 방법,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그리고 치료를 마친 뒤의 생활과 건강검진까지 차례로 알려 드립니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이 아닙니다. 치료 여부와 방법은 림프종 유형과 병기, 전신 상태에 따라 다르니 담당 혈액종양내과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세요.
림프종 치료의 출발점, 바로 치료할지부터
림프종을 진단받으면 대부분 빨리 입원해서 뭔가 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으로 병원에 옵니다. 그런데 전문의가 먼저 따지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바로 치료할지, 어떤 치료를 할지, 언제까지 할지입니다.
이 판단의 기준이 림프종의 성격입니다. 림프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눕니다.
- 지연성(저등급) 림프종: 천천히 자라는 조용한 유형입니다. 일부는 바로 치료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저울질합니다.
- 공격성 림프종: 빠르게 자라는 유형입니다. 대부분 바로 어떤 식으로든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T세포 림프종은 대부분 공격성이라 진단 즉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드뭅니다. 반면 B세포 림프종에는 지연성이 많습니다.
지연성 림프종은 증상이 없고 범위가 작거나 경과가 조용할 것으로 보이면 치료 없이 지켜볼 수 있습니다(관찰). 치료를 하더라도 강도가 낮은 치료를 씁니다. 항암치료라고 모두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것은 아니어서, 많이 쓰는 일부 치료는 탈모가 없고 부작용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지연성 림프종 치료
여포성(소포성) 림프종
여포성 림프종은 지연성 림프종의 대표 유형입니다. 증상이 거의 없어서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국소적인 경우: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관찰합니다.
- 진행된 경우: 병의 양이 적거나 느리게 자랄 것 같으면 관찰하다가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치료한다면 항암치료 뒤 유지요법을 이어 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관찰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치료하는 경우가 꽤 늘었습니다.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비교적 수월한 치료가 생긴 것이 한 이유입니다.
변연부 림프종
변연부 림프종은 생긴 위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고, 위치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 장기 점막에 생긴 경우(말트 림프종): 예후가 상당히 좋고, 침범한 장기에 따라 치료가 다양합니다. 위에 생긴 경우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만으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 림프절에 생긴 경우: 예후가 비교적 덜 좋고 나중에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어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 비장에 생긴 경우: 굉장히 드뭅니다.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어 비장을 떼어 내고 항암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조용한 림프종이라도 암은 암입니다. 지켜보는 동안에도 정해진 일정대로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이름에 백혈병이 붙지만 성격은 림프종에 가깝고, 급성 백혈병과는 다른 병입니다. 서양에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드뭅니다.
치료가 정말 필요한 시점에 시작해도 늦지 않는 병이라, 진단 뒤 상당수는 치료 없이 정기적으로 병원만 다닙니다. 빈혈, 혈소판 감소, 림프절이나 비장이 커지는 증상과 그 정도를 보고 치료 시작을 정합니다.
피부 림프종
피부에 생기는 림프종은 대부분 T세포 림프종입니다. 초기에는 상당히 조용해서 피부과 광선 치료나 국소 방사선 치료 정도만 하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하면 일반적인 공격성 T세포 림프종과 비슷하게 치료합니다.
공격성 림프종 치료
공격성 림프종은 B세포와 T세포, 성숙한 세포와 미성숙한 세포 어디에서든 생길 수 있고, 전신 항암치료를 씁니다. 대부분 치료에 반응하고 깨끗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치료가 끝나고 6개월도 안 돼 재발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유지요법과 공고요법의 차이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던 세포가 재발을 일으킨다고 보고, 공격성 림프종에서 유지요법을 시도한 임상 연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명에 실패했고, 그래서 현재 국내에서 공격성 림프종 유지요법은 급여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공고요법이 있습니다. 완전 반응(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는 상태)을 얻은 뒤 그 상태를 더 단단히 하려고 조금 더 강한 항암치료를 하거나, 재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리에 방사선 치료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전체 림프종의 30~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국내 표준 치료로 약 60%가 완치될 수 있고, 나머지 40% 정도는 깨끗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가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단 때 더 공격적이거나 많이 진행된 환자를 위해 치료를 강화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폴라릭스(POLARIX) 연구에서는 표준 항암 조합의 약 하나를 폴라투주맙 베도틴으로 바꿨을 때 재발과 진행 위험이 낮아졌습니다. 1차 치료 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더하는 효과는 대규모 연구로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가슴 속 덩어리가 컸던 환자는 그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더하기도 합니다.
그 밖의 림프종 유형별 치료
중추신경계(뇌) 림프종
대부분 조직으로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지만, 일반 항암제는 뇌로 잘 들어가지 않아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뇌 안까지 들어가는 항암제를 고용량으로 쓰는 것이 치료 원칙입니다.
예전에는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쳤지만, 고용량 항암치료가 자리 잡은 뒤로 치료를 잘 견디는 환자에서는 60% 이상까지 올라온 것으로 봅니다. 기억력 저하 같은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뇌에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고령 환자에게는 피하고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 씁니다.
외투세포 림프종
처음에는 조용해 보여도 결국 공격적인 병이라는 합의가 있어, 진단 때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합니다. 위나 장, 골수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 때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과 골수검사를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치료는 부작용이 큰 편이고, 재발하면 먹는 표적치료제를 쓰지만 그다음 선택지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림프절의 T세포 림프종
아직 효과적인 치료가 부족한 유형입니다. 일부는 표적치료제가 급여로 쓰이지만, 다른 일부는 오래된 치료법밖에 없어 임상시험 참여를 우선 검토하기도 합니다. 표준 치료의 효과가 미미해 1차 치료 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NK/T세포 림프종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 많고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와 관련이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치료 연구를 이끌어 온 분야이기도 합니다. 코 등 두경부에 국한된 경우는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함께 하면서 성적이 좋아졌습니다. 반면 전신으로 퍼진 경우(약 30%)는 강한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처음부터 해도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T림프모구성 림프종
면역관문억제제(면역세포의 브레이크를 풀어 암을 공격하게 하는 약)는 재발했을 때 쓰는 선택지입니다. NK/T세포 림프종, 일부 B세포 림프종, 호지킨 림프종에서 성적이 꽤 좋습니다.
T림프모구성 림프종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같은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성인 완치율은 50%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봅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뽑아 얼려 두고, 고용량 항암치료를 한 뒤 다시 넣어 주는 방식입니다. 고용량 항암치료로 망가진 골수를 미리 받아 둔 세포로 되살리는 원리입니다.
뽑아 둔 세포에 암세포가 섞여 들어가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많습니다. 이식 뒤 재발은 섞여 들어간 암세포보다 몸에 남아 있던 암세포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식이 재발을 반드시 막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유형에서는 대규모 연구에서 이식한 쪽의 결과가 더 나아 권하는 것입니다.
림프종 치료 뒤 생활과 건강검진
정기 검사와 불안 다루기
치료를 마친 뒤에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습니다. 다만 CT 같은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 있어 무작정 자주 할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 재발 위험이 낮아지면 검사 간격을 6개월이나 1년으로 늘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검사를 줄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치료를 마친 지 7~8년이 지났는데도 외래 일주일 전부터 가슴이 뛴다는 환자가 있을 만큼 재발 걱정은 오래갑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지만, 재발 걱정 속에서만 사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입니다. 진료를 받고 나면 다음 진료 때까지는 병 생각을 덜 하려고 애쓰는 편이 낫습니다. 불안이 일상을 방해할 정도라면 담당 의료진에게 말하고 정신건강 상담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먹는 것과 운동
식사는 식이섬유가 많은 현미, 채소 같은 음식을 챙기는 것이 장 건강에 좋습니다. 운동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항암치료 직후처럼 면역이 떨어져 있을 때는 운동 종류를 가립니다. 수영장 물을 들이마셔 폐로 넘어가면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이 시기에는 수영을 권하지 않고, 발에 상처가 나기 쉬운 맨발 걷기도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면역이 회복된 뒤에는 대부분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꼭 받는 이유
림프종 치료를 받은 사람은 항암치료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보다 다른 암이 생길 확률이 조금 높습니다. 젊어서 치료를 마친 사람이라면 앞으로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이나 다른 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뒤에는 연령에 맞는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받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음주와 흡연은 피합니다. 림프종이 술이나 담배 때문에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치료 뒤 생길 수 있는 다른 암과 심장 질환의 위험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성분을 알 수 없는 건강보조식품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림프종 치료 중 자주 하는 걱정
왜 림프종에 걸렸을까
림프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생활을 잘못해서 걸린 병이 아니니 자책할 필요가 없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조금 낮다면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 검사하다가 림프종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혈구는 수명이 짧아 검사할 때마다 수치가 달라지고, 감기를 앓은 직후에 검진하면 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정상보다 조금 낮은 정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이상이 이어지면 다시 검사합니다.
건강검진으로 림프종을 찾을 수 있나
림프종은 발생 빈도가 낮아 따로 검진 항목이 없고, 림프종만 정확히 찾아내는 선별검사도 없습니다. 대신 검진에서 백혈구 수치 이상, 복부 초음파의 커진 림프절, 흉부 엑스레이의 덩어리 같은 소견이 나와 검사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나
혈액 속에 림프종 세포가 떠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지는 병은 아니니 지나친 공포는 필요 없습니다.
큰 병원 예약이 어렵다면
림프종은 수술로 치료하는 병이 아니고, 국내 급여 기준에 따른 표준 치료는 병원마다 거의 같습니다. 큰 병원 예약을 기다리느라 치료가 늦어지기보다 지금 다니는 병원에서 담당 의료진과 호흡을 맞춰 치료받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림프종은 진단받으면 바로 항암치료를 하나요?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공격성 림프종은 대부분 바로 치료를 시작하지만, 여포성 림프종 같은 지연성 림프종은 증상이 없고 범위가 작으면 관찰하기도 합니다. 치료 시작 시점은 담당 의료진이 병의 양과 증상을 보고 정합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완치되나요?
국내 표준 치료로 약 60%가 완치될 수 있는 것으로 봅니다. 나머지 일부는 재발하며, 재발하면 다른 항암치료, 조혈모세포 이식, CAR-T 세포치료 등을 검토합니다.
림프종 치료 뒤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정기 검사를 받고, 연령에 맞는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받습니다. 치료받은 사람은 다른 암이 생길 확률이 조금 높기 때문입니다. 금연과 절주, 무리하지 않는 꾸준한 운동, 식이섬유가 많은 식사를 챙기고, 면역이 떨어진 시기에는 수영처럼 감염 위험이 있는 운동을 피합니다.
림프종은 건강검진으로 찾을 수 있나요?
림프종만 찾는 검진 항목은 없습니다. 백혈구 수치 이상이나 초음파나 엑스레이에서 커진 림프절, 덩어리가 보여 정밀검사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지 않은 멍울이 커지거나 열, 식은땀, 체중 감소가 이어지면 검진을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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