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반도체 장비 분석, 수주가 매출과 현금이 되기까지
테스(TES)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쌓는 증착 장비를 만드는 국내 회사입니다. 이 글은 테스 반도체 장비의 기술 구조, 실적이 메모리 투자 사이클을 따라 출렁이는 이유, 수주 공시가 실제 매출과 현금이 되기까지의 시간차, 그리고 점검할 위험 요인을 정리합니다. 장비주를 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이해하려는 사람을 위한 글입니다.

투자 조언이 아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는다. 실적과 수주 수치는 2026년 10월까지 공개된 자료 기준이며, 판단에 쓰기 전에 전자공시시스템(DART) 원문을 확인해야 한다.
테스 실적이 롤러코스터처럼 보이는 이유
테스의 연간 실적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 2022년: 매출 약 3,580억 원, 영업이익률 15.6%
- 2023년: 매출 1,469억 원으로 급감, 영업적자
- 2024년: 매출 약 2,400억 원, 흑자 전환
- 2025년: 매출 약 3,510억 원
- 2026년 1분기 말: 수주잔고 1,455억 원, 2분기 말에는 2,069억 원으로 늘었다.
이 숫자만 보면 반도체 경기에 흔들리는 회사로 보이기 쉽습니다. 실적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CAPEX, 공장과 장비에 쓰는 돈)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대표 장비인 챌린저(CHALLENGER) 하나만 파는 회사로 보면 회복의 구조가 잘 안 보입니다.
장비사를 볼 때 던질 질문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글로벌 장비사 틈에서 어떻게 양산 라인에 자리를 따냈나, 기술이 다른 공정으로 어떻게 넓어지나, 고객사 투자가 어떻게 실제 숫자로 바뀌나.
테스 장비의 바탕: 진공·가스·플라즈마 기술
공통 역량
현재 매출의 중심은 PECVD 장비인 챌린저 시리즈입니다. 특히 낸드 공정에 쓰는 비정질 탄소막(ACL) 증착 장비가 주력입니다. 그 밑에는 진공 챔버를 설계하고, 미세한 가스를 넣고, 플라즈마 에너지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공통 역량이 있습니다. 이 기반이 있어서 막을 쌓는 증착과, 필요 없는 막을 기체로 걷어 내는 건식 세정·식각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PECVD와 저온 공정
화학기상증착(CVD)은 기체 원료를 챔버에 넣어 웨이퍼 표면에서 반응시켜 새 고체 막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PECVD(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는 여기에 플라즈마를 더한 방식입니다.
빵 굽기에 빗대면 이해가 쉽습니다. 열만으로 구우려면 아주 높은 온도가 필요합니다. 플라즈마로 원료 기체에 에너지를 주면 온도를 극단적으로 올리지 않아도 막이 생깁니다. 이게 저온 공정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저온이 중요한 까닭은 웨이퍼 위에 이미 금속 배선이나 열에 약한 구조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온에서는 이것들이 무너지거나 변형될 수 있습니다.
양산 라인에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
진짜 장벽은 365일 똑같이 만드는 것
장비를 조립하는 것 자체는 장벽이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조성·두께·밀도의 막을 하루 수천 장 웨이퍼에서, 수십 대 챔버로, 365일 똑같이 만들어 내는 것이 장벽입니다.
고객 요구가 까다로워진 배경
- 3D 낸드가 200단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깊은 식각을 버티는 단단한 비정질 탄소막(ACL)이 필요해졌다.
- D램 미세화는 얇고 정밀한 형상 제어와 저온 공정을 함께 요구한다.
- 그래서 같은 탄소막도 낸드용이냐 D램용이냐에 따라 가스·온도·플라즈마 전력을 섬세하게 바꿔야 한다.
검증된 복수 공급사라는 위치
공시와 수주 이력으로 보면 테스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나 램리서치 같은 글로벌 장비사를 몰아낸 단독 공급사가 아닙니다. 양산 수율과 가동률 기준을 통과한 복수 공급사 가운데 하나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고객이 장비를 바꾸거나 더하려면 전환 비용이 듭니다. 레시피 재조정, 수율 검증, 파티클(미세 먼지) 안정성 확인, 공장 자동화 소프트웨어 연동이 그 예입니다. 그 비용을 감수하고 자리를 내줬다는 것은 기술 신뢰가 쌓였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테스 장비 라인업 확장, 실제로 팔리는가
PECVD 기반은 몇 갈래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카탈로그에 이름이 올랐다고 바로 양산 매출이 되는 건 아닙니다.
막질 확장: 로우-K 증착(SAIPH)
로우-K는 배선 사이의 신호 간섭을 줄이는 절연막입니다. 테스의 로우-K 증착 장비 SAIPH는 수입에 기대던 분야에서 2022년 고객사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웨이퍼 면 확장: 뒷면 증착(KEID)
한쪽 면에만 수백 번 막을 쌓고 깎고 열을 가하면 웨이퍼가 감자칩처럼 휩니다(워피지). 그러면 다음 노광 장비가 초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웨이퍼 뒷면에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는 막을 입혀 평탄도를 지킵니다. 테스의 뒷면 증착 장비 KEID도 2022년 양산에 들어갔고, 낸드에서 D램(HBM용으로 추정되는 공정)으로 넓히는 움직임이 증권가에서 거론됩니다.
건식 처리: CUMAX
CUMAX는 기체로 특정 산화막을 걷어 내는 건식 세정 장비로, 오랫동안 양산에서 매출을 내 왔습니다.
아직 검증 중인 영역
더 낮은 온도에서 더 단단한 탄소막을 만드는 장비, 기능성 절연막 장비, 새 건식 처리 장비는 개발이나 초기 납품 단계입니다. 이 분야는 글로벌 대형 장비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진입 장벽이 더 높습니다. 몇 대의 초도 납품이 반복 발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입니다.
재무: 영업 레버리지가 양쪽으로 작동한다
하방 레버리지
2023년에는 장비 매출이 크게 줄면서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이해를 돕는 가정을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장비를 100대씩 팔다가 갑자기 38대만 팔게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재료비는 판매 대수만큼 줄지만 공장 유지비나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적자로 떨어집니다.
상방 레버리지
반대로 생산 대수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이익률이 가파르게 좋아집니다. 2024년 흑자 전환 뒤 2025년 매출이 3,500억 원대로 회복한 흐름이 그 예입니다.
낸드와 D램 비중이 바뀌는 이유
테스는 오랫동안 낸드 투자의 수혜가 큰 회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2024년 이후에는 고객사가 HBM 수요에 대응해 D램 선단 공정에 투자를 몰면서 D램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회사가 사업을 바꾼 게 아니라, 고객사의 투자 방향이 바뀐 결과입니다. 장비사의 매출 구성은 고객사의 투자 스케줄을 비추는 그림자에 가깝습니다.
수주 공시가 돈이 되기까지의 시간차
SK하이닉스향 계약 공시
2025년 하반기에는 SK하이닉스와의 장비 공급 계약 공시가 이어졌습니다(8월 135억 원·208억 5천만 원, 9월 127억 원 등). 2026년 들어서는 계약 규모가 더 커져 1분기 말 수주잔고가 1,455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수주 공시는 출발선
수주 공시는 출발선일 뿐, 통장에 그 현금이 들어왔다는 뜻이 아닙니다. 흐름은 이렇습니다.
- 부품을 발주하고 자재를 확보한 뒤 클린룸에서 장비를 조립한다.
- 장비를 나눠 고객사 공장으로 옮기고 펌프·가스 배관·전력을 연결한다(셋업).
- 고객 웨이퍼로 막질·파티클 테스트를 통과한다(최종 승인).
- 대금은 계약 조건에 따라 장비 반입 뒤와 셋업 완료 뒤로 나눠 받는다.
실제 계약 조건에도 이 시간차가 드러납니다. 2025년 9월 계약은 장비 반입 후 대금의 90%, 셋업 완료 후 나머지 10%를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1,455억 원 수주잔고 자체보다 수주가 매출로 바뀌는 속도를 따라가는 편이 낫습니다. 삼성전자향 후속 수주,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는지도 분기마다 확인할 항목입니다.
연구개발 투자: 테스트 키친과 감가상각
장비사는 불황기에도 연구개발비를 줄이기 어렵습니다. 매출이 반 토막 난 해에도 연구개발비를 유지하면 매출 대비 비중은 크게 뛰어오릅니다. 새 공정을 검증할 연구 시설을 늘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장비사의 R&D 센터는 같은 장비를 찍어 내는 공장이 아닙니다. 온도·가스·압력 레시피를 동시에 수십 가지 실험하는 "테스트 키친"에 가깝습니다. 고객사보다 먼저 새 공정을 검증해 둬야 다음 투자 때 자리를 얻을 수 있으니, 불황기의 연구개발비는 생존을 위한 지출에 가깝습니다.
위험도 있습니다. 건물과 설비는 매년 감가상각비라는 고정비로 돌아옵니다. 새 장비의 양산 매출이 늦어지면 이 비용이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깎습니다.
성장의 기준은 슬롯 순증
고객 공장에서 구형 장비를 빼고 그 자리에 신형을 넣는 1:1 교체라면 전체 납품 대수가 늘어나는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기존 자리를 지키면서 새 공정 슬롯이 늘어나는지가 장비사 성장의 핵심입니다.
테스 장비주를 볼 때 점검할 위험 3가지
고객·제품 집중
매출 대부분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챌린저 장비에 걸려 있습니다. 고객 투자가 둔화되거나 챌린저 채택이 줄면 하방 레버리지로 실적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슬롯 확장 실패
로우-K·뒷면 증착 장비나 개발 중인 신규 장비가 몇 대의 초도 납품으로 끝나고 반복 발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수익성과 현금 회수
셋업 기간이 길어져 인건비 등이 늘거나 연구 시설 감가상각비가 얹히면 영업이익률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되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시로 직접 확인하는 법
- 전자공시시스템 DART(dart.fss.or.kr)에서 회사명 "테스"를 검색합니다.
-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에서 계약 상대, 금액, 계약 기간, 대금 지급 조건을 봅니다.
- 분기·반기·사업보고서의 "매출 및 수주상황"에서 수주잔고를, 재무제표 주석에서 매출채권과 감가상각비를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테스는 어떤 반도체 장비를 만드나요?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쌓는 PECVD 증착 장비가 주력이고, 낸드용 비정질 탄소막(ACL) 장비가 매출의 중심입니다. 기체로 막을 걷어 내는 건식 세정 장비, 로우-K 증착 장비, 웨이퍼 뒷면 증착 장비도 있습니다.
수주 공시가 나오면 바로 매출이 되나요?
아닙니다. 장비를 조립해 고객사 공장에 들여놓고 셋업과 최종 승인을 마치기까지 몇 달이 걸립니다. 대금도 반입과 셋업 완료 시점에 나눠 받는 경우가 많아, 수주잔고와 매출채권 회수를 분기마다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장비주 실적은 왜 크게 출렁이나요?
고객사 설비투자에 따라 판매 대수가 크게 바뀌는데, 공장 유지비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판매가 줄면 적자로 빠르게 떨어지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이익률이 가파르게 좋아집니다.
테스 주식을 사도 되나요?
이 글은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고객 집중, 신규 장비의 반복 발주, 감가상각 부담 같은 위험이 있으니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본인의 판단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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