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부작용과 건강정보 거르는 법, 정희원 교수 설명
영양제 부작용이 왜 생길 수 있는지, 채소·과일 대신 영양제를 먹으면 무엇이 다른지, 건강 광고를 볼 때 무엇을 따져야 하는지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인터뷰로 정리했다. 근거의 수준을 구분하는 법과 과일 고르는 기준, 영상에 없는 용어 풀이도 덧붙였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 아니다. 증상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채소 대신 영양제만 늘어난 이유
정희원 교수는 지난 10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보면 채소·과일을 하루 권장량(500g) 이상 먹는 사람 비율이 정확히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한다. 반대로 규칙적으로 영양제를 먹는다고 답한 사람은 거의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원인으로는 1인 가구 증가, 신선 채소·과일 가격 상승, 영양제 업계의 강한 마케팅을 꼽는다.
이 글의 내용은 모두 정희원 교수 본인의 발언에 기반한 것이며, 특정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는다.
영양제 마케팅의 특징, 정희원 교수의 주장
정 교수는 영양제 판매자들이 가운을 입고 신뢰감을 주려 한다고 지적한다. 병원 밖에서는 가운을 입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도 그렇다는 것이다. 본인은 유튜브에 가운을 입고 나가지 않는다고 밝힌다.
일부러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짜약(플라시보, 효과 없는 약을 먹어도 믿음 때문에 좋아진 듯 느끼는 현상) 효과는 값이 비쌀수록 더 커진다고 말한다. 비싼 돈 주고 산 부적이 효험이 높아 보이는 것과 같다는 비유다.
영양제로 먹으면 오히려 안 좋다는 주장
정 교수는 최근 연구 중 멀티비타민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고 언급한다. 채소·과일로 미세영양소(비타민, 미네랄처럼 적은 양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같은 성분을 영양제 형태로 먹으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해당 연구의 논문명은 영상에 나오지 않는다.
비타민 A처럼 항산화 특성이 있는 지용성 비타민을 고용량으로 먹으면 질병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영상 제목은 "암을 유발한다"는 표현을 쓰지만, 이 대목은 자막이 불명확해("지병에 의한 사망률 가능성이 증가된다 안 발생 가능성 증가될 수 있다") 정 교수가 정확히 무엇을 지목했는지 확정하기 어렵다. "안 발생"이 "암 발생"을 잘못 받아 적은 것일 가능성은 있지만, 이 글은 자막 기반이므로 해당 대목은 그대로 옮긴다.
실제 사례, 비타민 C 20g
정 교수는 비타민 C를 하루 20g씩 먹은 환자의 콩팥 수치가 나빠진 사례를 든다. 권장량은 100mg, 상한선은 1g인데 이를 크게 초과한 섭취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환자는 계속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다고 한다.
비타민 C의 대사산물(수산염)이 콩팥으로 배출되면서 콩팥에 돌이 생길 수 있어, 매일 그렇게 먹으면 수치가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가 알려져 있는데도 마케팅이 강하다 보니 사람들이 채소·과일 대신 영양제에 큰돈을 쓴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영양제 대신 무엇을 하라는가
정 교수는 영양제에 쓸 돈으로 운동을 배우고 채소·과일을 더 먹으라고 권한다. 예전에는 한국인에게 부족한 것이 잠과 운동이라고 말해왔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보고 나서 채소·과일 섭취도 부족하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말한다. 예전 한국인은 채소·과일을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너무 안 먹어서, 먹는 것만으로 미세영양소를 충분히 채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근거의 위계, 세포 실험과 사람 대상 연구는 다르다
정 교수는 근거 수준을 이렇게 나눈다. 아래로 갈수록 사람에게 권할 근거가 단단해진다.
- 세포 실험
- 기전 연구(몸 안에서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보는 연구)
- 작은 동물 연구
- 큰 동물 연구
- 소규모 인구집단 연구
- 대규모 인구집단 연구(수만 명, 대조군 포함)
- 메타분석(여러 연구 결과를 모아 다시 분석한 것)
- 엄브렐라 리뷰(여러 메타분석을 다시 묶어 검토한 것)
세포 실험 결과만으로는 사람에게 권고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가공식품에 넣은 첨가당은 나쁘지만, 채소·과일에 든 과당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는 수십만 명 규모로 이미 확인됐다고 한다.
"왼발 걷기로 암이 나았다", "비타민 C 20g으로 암이 나았다" 같은 개별 사례는 100만 명 중 한 명 우연히 나올 수 있는 결과다. 원인이 다른 것일 수도 있고 대조군(비교할 집단)이 없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숫자보다 이런 이야기에 더 쉽게 설득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콜레스테롤 약 먹으면 뇌가 녹는다"는 주장
정 교수는 유튜브에서 퍼진 이 주장을 세포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잘못 적용한 대표 사례로 든다. 세포막에는 콜레스테롤이 필요해서 아예 없으면 세포가 죽는다. 이것은 세포 실험 차원의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치료 용량의 콜레스테롤 약은 혈관 안에 기름때(플라크)가 끼어 막히면서 생기는 뇌경색·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정도의 약이다. 그 효과는 대규모 인구집단 연구와 수천만 명 규모의 실사용 데이터로 이미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이 약은 20년 넘게 쓰여왔고, 독성 가능성 때문에 필요한 최소 용량을 쓰도록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덧붙인다.
이런 주장을 본 환자들이 콜레스테롤 약을 끊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인터넷에서 파는 "뇌 영양제"는 먹으려 한다는 모순적 상황을 언급한다. 정 교수는 경동맥(목에서 뇌로 가는 큰 혈관)이 좁아진 환자에게, 콜레스테롤약·당뇨약·혈압약을 잘 조절하고 처방한 항혈소판제(피가 뭉치는 것을 막는 약)를 먹어야 뇌경색·혈전증을 막고 인지기능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밝힌다.
이 사례는 특정 약을 먹으라는 권유가 아니다. 처방약을 먹고 있다면 온라인 정보만 보고 끊지 말고 처방한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영양제 광고 판별 체크리스트 8가지
정 교수가 짚은 경고 신호를, 광고나 건강정보를 접했을 때 스스로 확인하는 절차로 정리했다.
- 화자가 가운을 입고 나오는가. 신뢰감을 인위적으로 연출하려는 장치일 수 있다.
-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비싼가. 플라시보 효과는 비쌀수록 커진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
- "이것만 먹으면 다 좋아진다"는 문구가 있는가. 같은 40살이라도 대사·근육 특성에 따라 당뇨약, 운동 처방, 식습관, 권장 단백질 양이 달라질 수 있어서, 모두에게 맞는 조언은 근거가 약하다. 걷기만 해도 만병이 낫는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걸으면 안 되는 사람도, 걷는 것만으로 부족한 사람도 있다.
- 근거가 개인 후기 위주인가, 대규모 연구인가.
- 근거가 세포·동물 실험 수준에 그치는가, 사람 대상 대규모 연구인가.
- 판매자·저자가 해당 제품과 금전적 이해관계가 있는가. 정 교수는 데이비드 싱클레어가 NMN 관련 회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례를 든다.
- 화자가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가. 정 교수 본인도 "국내 노화 연구 분야 절대 최고의 연구자는 아니다"라고 밝히며 자기 말도 걸러 들으라고 말한다.
- 기존 처방약을 임의로 끊지 않고 담당 의사와 상의했는가. 온라인 정보만 믿고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방송에 나갔을 때 앞뒤가 잘려 전 국민이 한 가지 식품만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전해진 것이 억울했다고도 말한다. 실제로는 생애 주기와 개인 특성에 따라 권하는 식사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사례
정 교수에 따르면 데이비드 싱클레어의 책 『노화의 종말』은 메트포르민·피세틴·NMN 세 가지가 효과 있다고 소개한다. 정 교수는 이를 이렇게 구분한다.
- 메트포르민: 원래 당뇨약이다. 대규모 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는 없다고 나왔고, 당뇨약으로서 대사 개선 효과만 있다고 한다.
- NMN: 싱클레어 본인이 가진 회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실험에서 효과가 없다고 나왔다고 한다.
정 교수가 언급한 실험은 자막상 "atp", "itp"로 들린다. 여러 물질이 쥐의 수명을 늘리는지 시험하는 미국의 대규모 동물 실험 프로그램(ITP)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나, 영상에서 정식 명칭이나 논문명이 나오지는 않는다.
싱클레어가 젊고 동안인 하버드 교수라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NMN을 사 오고 메트포르민을 처방해 달라고 찾아온다고 한다. 유명인의 말은 잘 믿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자신의 설명은 잘 안 믿는다는 어려움도 토로한다.
채소·과일, 구체적으로 뭘 먹어야 하나
녹색잎채소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은 베리류(블루베리, 스트로베리, 멀버리, 복분자)가 항산화 물질이 다양하고 당지수가 낮아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고 한다. 식품에서 말하는 베리는 이름에 베리가 붙은 과일을 넓게 가리켜서 복분자도 베리라고 설명한다.
반대로 당도 위주로 오래 육종된 과일(미국산 오렌지 등)은 당지수·당부하가 모두 높아 "거의 캔디"에 가깝다고 표현한다.
한국인이 흔히 먹는 복숭아·참외·사과·배·딸기는 당지수와 당부하가 모두 낮고 섬유질·수분이 많아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한다. 단순당이지만 흡수 속도로 보면 혈당을 느리게 올린다는 설명이다. 수박은 당지수는 높지만 수분이 많아 당부하는 낮은 편이라 여름에 즐기는 정도는 문제없다고 한다.
다만 당뇨병 치료 중이면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하고, 본인도 수박을 먹으면 혈당이 오른다고 밝힌다. 과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체중 증가와 혈당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영양제보다 먼저라는 결론
정 교수의 결론은 단순하다. 영양제보다 채소·과일과 운동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정보든 근거 수준을 따져보고, 화자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지까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식사를 바꾸면 수면과 스트레스, 음식 취향까지 달라지는 선순환을 경험해 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친다.
영상에 없는 배경 (편집자 정리)
여기부터는 영상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다. 영양제를 고민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따로 정리했다.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라 일반 정보다.
용어 풀이
- 수용성 비타민: 물에 녹는 비타민. 비타민 C, B군이 여기에 속한다.
- 지용성 비타민: 기름에 녹는 비타민. 비타민 A, D, E, K가 여기에 속하며 몸에 쌓일 수 있다. 정 교수가 비타민 A를 예로 든 이유와 연결된다.
- 권장섭취량과 상한섭취량: 권장섭취량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충분한 양, 상한섭취량은 넘으면 해가 생길 수 있는 선이다. 영상 속 비타민 C "100mg"과 "1g"이 각각 이것이다.
- 당지수와 당부하: 당지수는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 당부하는 거기에 실제 먹는 양까지 따진 값이다. 수박이 당지수는 높아도 당부하는 낮은 이유가 여기 있다.
- 국민건강영양조사: 국가가 정기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식생활을 조사하는 통계다.
영양제를 먹기 전에 확인할 것
- 지금 먹고 있는 처방약이 있는지 적는다.
- 먹으려는 영양제의 성분과 함량을 제품 표시에서 확인한다.
- 여러 제품을 함께 먹는다면 같은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 본다.
- 약사나 담당 의사에게 처방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묻는다.
- 콩팥이나 간 질환, 임신·수유 중이라면 반드시 먼저 상담한다.
이 글은 특정 영양제나 섭취량을 권하지 않는다. 필요한 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건강 광고의 근거를 확인하는 방법
- 광고에 연구가 인용됐다면 논문 제목과 대상이 사람인지 동물인지 확인한다.
-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인지, 인정받은 기능이 무엇인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판매자가 곧 연구자이거나 회사와 관련이 있다면 한 번 더 따져본다.
진료를 받아야 할 때
영양제를 먹은 뒤 소변 이상, 옆구리 통증, 피부 발진, 소화 불량 같은 변화가 생기면 복용을 이어가기 전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검진에서 콩팥이나 간 수치가 나빠졌다면 먹는 영양제 목록을 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영양제를 먹으면 채소·과일을 덜 먹어도 되나요?
정 교수는 같은 미세영양소라도 채소·과일로 먹을 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있고, 영양제 형태로 먹으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양제가 채소·과일을 대신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인에게 영양제가 필요한지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있나요?
정 교수는 하루 20g을 먹은 환자의 콩팥 수치가 나빠진 사례를 들며, 대사산물이 콩팥에 돌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말한 권장량은 100mg, 상한선은 1g이다. 먹는 양이 걱정된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으면 뇌에 나쁜가요?
정 교수는 이 주장이 세포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잘못 적용한 것이며, 치료 용량의 약은 뇌경색·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대규모 연구로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처방약을 먹고 있다면 임의로 끊지 말고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건강 유튜브 정보는 어떻게 걸러 들어야 하나요?
정 교수는 가운을 입고 "이것만 먹으면 된다"고 말하는 경우, 사례 한두 개로 효과를 주장하는 경우, 판매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를 조심하라고 말한다. 근거가 사람 대상 대규모 연구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유튜브 자동 자막을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화면은 대조하지 못했다. 이 글에 담긴 수치와 주장은 모두 정희원 교수 개인의 발언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는다. 자막에 "노아의 종말", "메포민", "atp", "itp"로 잡힌 표현은 각각 『노화의 종말』, 메트포르민, ITP로 추정해 옮겼다.
출처: youtu.be/…